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설중매] 승보종찰 조계산 송광사

기사승인 2020.06.29  10:07:03

공유
default_news_ad1

- 글/문병식

   
▲ 송광사.

승보종찰(僧寶宗刹) 조계산 송광사(曹溪山 松廣寺) 2.

대웅보전을 나와 마당끝을 보면 종고루(鍾鼓樓)가 있습니다.

철이나 청동 등으로 만들어진 크다란 종을쳐서 들려주는 세상의 중생을 위해 울리는 '범종(梵鐘)소리', 축생(畜生)들을 향하여 두드려 울리는 '법고(法鼓)소리', 날개달린 날짐승을 위한 구름모양의 철판을 뜻하는 '운판(雲版)소리', 그리고 수중의 물고기를 위로하는 고기모양으로 만들어 두드리는 '목어(木魚)소리'를 사물(四物)의 소리라 하여 범종루(梵鐘樓)에서 불음(佛音)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이른아침 또는 해질녁의 산사에서 들려오는 이 사물의 소리는 멀리서 그냥 듣는 것 만으로도 좋지만, 직접 가사장삼을 걸친 스님의 장엄한 몸짓으로 사물을 두드려 내는 소리를 눈앞에서 직접 보고 듣는다는것은 얼마나 행복하고 즐겁고 황홀한지 모릅니다.

'법정(法頂)'스님이 2010년 3월 12일 송광사에서 열반에 드셨죠. 송광사에 '불일암(佛日庵)'을 짓고 정진하시더니, 강원도 정선의 어느 오두막으로 터를 옮겨 칩거하시다, 다시 송광사로 돌아와 마지막 길을 떠나셨습니다.

'법보사찰(法寶寺刹) 해인사(海印寺)'와, '불보사찰(佛寶寺刹) 통도사(通度寺)'와 더불어 3보사찰 중의 하나로 법정과 같은 많은 고승을 배출한 송광사는

'승보사찰(僧寶寺刹)' 입니다.

신라시대 말엽 고승 '혜린대사(慧璘大師)'는 제자들과 산천을 두루 살피며 수도를 하였습니다. 오랜 방랑수도에 지칠대로 지친 대사의 일행에게 전염병까지 겹쳐 아주 위험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엎친데 덮친다고 어느날은 산 속에서 길을 잃어버렸죠. 밤에는 맹수소리에 간담을 떨었고, 낮에는 큰 뱀들이 기어 나와 길을 막았습니다.

'이렇게 죽는것인가?' 피로와 병마에 기진맥진한 제자들이 하나 둘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엄숙한 얼굴로 대사는 제자들을 타일렀죠.

''이 모든 것이 부처님께서 주시는 시련이다. 고통을 참으면서 중생들의 고통을 생각해 그들을 제도(濟度)할 각오를 더욱 굳게 해야 하느니라.''

제자들의 고생이 안타깝지만 자신은 이 시련을 달게받아 꼭 극복하리라 다짐 합니다.

대사는 기도 할 장소를 찾았죠. 그런데 ㅎㅎ... 이 무슨 조화인지 뜻밖에도 근처에 자그마한 연못이 있었고 그 연못가에 문수보살처럼 생긴 돌부처가 있는 것이 아닌가... 대사는 감격했죠.

''문수보살께서 우리를 구하러 오셨구나.''

대사는 바로 그 돌부처 앞에 꿇어 7일 동안 기도를 올렸습니다.

7일째 날 밤 꿈에 석가여래께서 나타나 인자하게 속삭 입니다.

''너는 이제 불법을 터득하였다. 더는 배울 것이 없구나. 곧 새로운 절을 세워 중생구제의 큰 일을 하도록 하여라.''

대사는 석가여래에 감사하며 문득 제자들을 구해달라고 외쳤죠.

하지만 석가여래는 이내 사라져 버렸습니다. 꿈에서 깬 대사가 괴이하여 주변을 둘러보니 모든 제자들이 환하게 건강한 모습으로 달려오는 거였죠.

승보종찰(僧寶宗刹) 조계산 송광사(曹溪山 松廣寺) 3.

날이새자 제자들은 떠날 준비를 하고 대사는 돌부처 앞에서 다시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그런데 눈을 뜨니 돌부처 앞에 웬 노승이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죠.

   
▲ 산행길

의아히 생각한 대사는 두손을 모아 합장배례를 하였습니다. 노승은 웃으며 ''당신에게 귀중한 선물을 전하라는 석가여래의 분부를 받고 왔습니다.'' 하면서 세가지 보물을 내 놓았죠. 붉은 가사 한 벌, 윤기나는 향나무 불상, 불두골(佛頭骨) 이라는 부처의 머리뼈 한 조각이었습니다.

''전라도에 가면 송광산(松廣山)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이 부처님의 진골을 모실 성지입니다. 대사는 그곳에 절을 지어 중생을 구제하도록 하십시오.''

그 송광산이 지금의 조계산 입니다.

혜린대사가 송광산을 찾아 절을 지으니 바로 '길상사(吉祥寺)' 죠. 이후에 '수선사(修禪寺)'로 이름을 바꾸었다가, 어느 때인가 현재의 '송광사'로 불려진 겁니다.

'송광(松廣)'이란 명칭에는 나름의 전설이 있습니다. 첫째는 18명의 큰스님이 나셔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펼칠 절이라는 것이죠. '송(松)'은 '十八(木)'에 公'을 가리키는 글자로 '십팔(十八) 공(公)' 즉 18명의 큰스님을 뜻하고, '광(廣)'은 불법을 널리 펴는 것을 가리키니 18명의 큰스님들이 나서 불법을 크게 펼칠 절이라는 뜻이죠.

송광사에서 18명의 큰스님이 난다고 했으니, 이미 보조국사 이후 16명의 국사를 배출 하였으며, 이후의 법정스님을 그 반열에 올린다고 하면 이제 남은 한 명의 고승은 언제, 어느시기에 나타날 누구일지가 아주 궁금하여 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知訥)스님'과의 전설도 있습니다.

지눌 스님이 '정혜결사(定慧結社)'를 하기위해 터를 잡으실 때 모후산에서 나무로 깎은 솔개를 날렸더니 지금의 송광사 국사전 뒷 등에 떨어져 앉더라는 것이죠. 그래서 그 곳의 이름을 '치락대(鴟落臺)' 즉, '솔개가 내려앉은 자리'라 불렀다고 합니다. 이 전설로 '솔개'의 지역사투리 '솔갱이' 절이 변하여 송광사로 되었다는 겁니다.

'육당 최남선(六堂 崔南善)' 선생이 그렇게 풀었다고 하죠.

여기서 말하는 지눌스님의 '정혜결사(定慧結社)'란, 고려의 무신 정권기에 지눌이 일으킨 불교계의 정화 운동으로 종래의 불교계가 세속화된 것에 대한 신앙적 반성에서 출발 하여, 선종(禪宗)과 교종(敎宗)의 통합을 추구한 개혁을 말 합니다.

그리고 산에 소나무가 많아 '솔메'라 불렸던 산이름에서 유래한 송광산 이었던바, 산 이름이 절 이름으로 바뀄고 산은 조계산으로 되었다죠.

뭐가 복잡 합니다만 어쨌거나, 송광사는 조계산의 옛 이름 '송광산'에서 따온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송광사의 가장 아름다운 곳은 단연 입구의 '홍교(弘橋)' 입니다. 홍교를 흐르는 물에 그림자를 드리운 '우화각(羽化閣)'도 이쁘죠. 거기에 멋을 더해 주는 것은 두 석주(石柱)에 기둥을 얹고 있는 '삼청각(三淸閣)'의 조화 입니다.

홍교(弘橋)를 건너면 불교의 수호신 사천왕을 모신 '천왕문(天王門)'이 나타나고, 거기서 다시 '종고루(鐘敲樓)'를 지나면 '대웅보전(大雄寶殿)'이 좌우에 '승보전(僧寶殿)'과 '지장전(地藏殿)'이 자리하고 있죠. 송광사에는 대웅전 앞에 탑이 없는것이 특징 입니다. 그래서인지 비질이 잘 된 대웅보전 앞마당이 휑 한 느낌마저 드는걸 겁니다.

고성타임즈 webmaster@kstimes.kr

<저작권자 © 고성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3
default_setImage2

최신기사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