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 뒤가 반복되는 해 101년 만
▲ 칼바람을 이겨낸 정상 등산객. |
2020년 경자년(庚子年)새해가 밝았다.
2020년 앞뒤 숫자가 같이 반복되는 해는 101년 만이다. 다시 101년 후면 2121년이 된다.
필자는 1월 1일 오전 5시 10분께 헤드 렌턴에 온몸을 의지하여 지리산 끄트머리(해발 1915m)에서 새 아침을 맞는다.
▲ 일출을 기다리는 등산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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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의 칼바람∙∙∙
흔들리는 균형에도 도시의 불빛은 오늘따라 더 화려하게 춤춘다. 겨울 허공은 새로운 인생관을 일깨워준다.
이제 서서히 경자년 새해가 밝아온다. 어둠을 이겨내는 것은 한낮의 태양이 아니라 새벽 여명이다.
동녘 하늘은 초∙분마다 붉은색으로 변하면서 주변 모습도 풍경과 어우러져 설렘으로 다가온다.
▲ 스마트폰으로 일출을 담고 있는 등산객. |
오전 7시 30분께 경자년(庚子年) 첫 햇살이 차오른다. 해가 떠오르는 순간순간이 환상적이었다.
이내 와∼우∼하면서 감탄사를 쏟아낸다. 소원이 이뤄지기를 비는 사람, 박수치는 사람, 옆 사람과 덕담을 하는 사람 등 모두가 유대감을 그려나간다.
이렇게 뒤엉킴의 모습은 퍼즐 한 조각이 맞춰 끼워진 것처럼 완벽한 사진 한 장이 된다.
▲ 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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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소망을 걸어 보는 것은 지나온 묵은해의 아픔과 쓰라림을 씻어버리기 위한 반사작용만은 아닌 것 같다. 소망과 기원이 꼭 이루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그러나 그것이 꼭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꿈꾸는 그 자체만으로도, 절반 이상의 소망이 이루어진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세우고, 한 해의 계획은 원단에 세우는 세시풍속이야말로 동서고금에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 첫 태양을 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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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자년(庚子年)에 태어나는 아이의 상당수는 발달된 의료기술과 식습관 관리 등으로 2121년까지 살 확률이 높으니 행운아들이라 할 수 있겠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은 다산을 상징하는 쥐띠해이다. 인구절벽이라는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내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왠지 좋은 일이 많을 것 같은 기대감이 앞선다.
▲ 무거운 배낭을 매고 산을 오르는 여성 등산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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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로또가 아니다. 봄에 씨앗을 뿌리고 여름에 잘 가꿔야 가을에 열매를 기대할 수 있다.
복(福)은 삶에서 누리는 행운이다. 복을 짓지도 않고 복이 들어오기만 바랄 순 없다.
행복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구성옥 기자 k0034@daum.net